하늘로보내는 편지
SINEO MEMORIAL PARK
마지막 남은 양파즙 하나 (149일)
출근전에 늘 먹던 양파즙에 오늘도 손이 갔다. 하지만 달랑 하나만이 남아 있었다. 택배로 온 양파즙을 정문 경비실에서 갖고 오면서 얼마나 짜증을 냈는지 모른다.
왜 이런 쓸데 없는 짓을 했는지, 그것도 휴대폰으로 결제까지 하면서 참 생각없다 중얼 거리며 탓했던 기억이 난다.
네가 사 주고간 마지막 선물이었던 양파즙이었는데, 그리고 네가 떠난 후,아빠는 참 열심히 먹었다.
마지막 남은 그 양파즙을 차마 아빠는 먹지 못하고 맨 뒤에 숨겨 놓았다.
그렇게라도 너의 흔적을 조금이라도 오래 갖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오늘부터 기온이 올라 평년기온을 찾는다고 하는데, 자꾸 몸이 움츠려 든다.
어제는 저녁을 먹다가 오랜만에 엄마랑 다퉜다.아니 그냥 약간의 의견이 다를 뿐, 다투지는 않았다.
그렇게 엄마는 바람을 쐬러 나가서 주공 지인을 만나 잠시 위로를 받고 돌아왔는데,예전에 즐겨 먹던 장모님 치킨을 하나 들고 왔다.
늦은 밤,응찬이랑 아빠는 맛있게 이름도 모를 그 치킨을 참 맛있게 먹었다.네가 참 좋아했을 그런 양념조합으로 만들어진 치킨이었다.
괜시리 하나 남은 양파즙을 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오늘도 주절주절 푸념을 늘어 놓았다.
전은서, 잘 있으리라 믿으며,
오늘 안부는 여기서 접도록 한다.
잘 지내렴, 우리 딸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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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0일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