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보내는 편지
SINEO MEMORIAL PARK
영하12도, 정말 춥다.
은서 너의 스물해 짧았던 겨울동안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추위가 왔다.
아빠 기억에도 영하10도 밑으로 떨어진 겨울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기억이 없다.
그래도 방한복을 입으니 따뜻한게 지금이 영하9도를 가리키는 기온인지
모를 정도다.오늘은 하루종일 영하의 기온으로 달달 떨어야 겠다.
응찬이는 어제 안타깝게도 주행시험에
또 실격을 하고 말았다.다음주 화요일 접수를 했으니 삼수에 도전하게 됐다.
엄마는 어제 다니던 월드를 그만 두었다.그래서 겸사겸사 저녁으로 엄마가 퇴근하면서 호랑이 치킨을 사왔다.
엄마는 소주한병,나는 캔맥주 두 개,
응찬이는 콜라를 마셨다.술 때문은 아니었는데 어제도 아빠는 엄마랑 의견다툼이 있었다.
아빠가 이해를 하고 보듬어 안아야 할 일인데, 어제도 어쩜 내 생각만을 주장했는지 모르겠다.나라고 네 엄마를 어찌 이해를 못 하겠니?하지만
엄마 스스로 이겨 내려는 노력 보다는 가는 세월에 상처와 기억이 뭍혀 지기를 바라는것 같아 아빠는 그것이 제일 안타까운 심정이다.
본인이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다른 사람의 생각으로 바꿔 내기도 쉽지 않다.언제가 될까? 엄마가 지금보다 마음의 위로나 평안한 안식의 여유가
생길 때가~~~
엄마는 이런 아빠의 모습도 싫어한다.
자신은 여전히 힘들고 하루하루 버티며 산다는데, 쉽게 잊고 잘도 지내는게 싫단다. 무엇이 옳은 말일까?
엄마처럼 버티고 산다는게 맞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살수 밖에 없으니
산다는게 맞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아빠는 버티는게 아니라 그냥 그냥 오는 시간들에 맞서 사는것 뿐이다.
언제까지 엄마의 버티는 싸움이 지속될런지는 모르겠다.아마도 그 지루한 싸움은 몇 년이 걸릴수도 있다.
부여잡고 버티는게 아니라 부여잡은 손을 놓아야만 하는데, 아직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을 뿐이겠지!
결국, 어제도 그 차이로 인해 다툼이 있었다. 엄마는 그래서 울었고 그런 모습이 짜증나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나도 정말 이런게 정말 싫다.이런걸로 다툼을 벌인다는 것도 참 자존심이 상한다.
이해를 해야지 하면서도 그것을 품어주지 못하는 나도 정말 싫다.
은서 네가 가고 없는 이 세상, 남은 우리라도 잘 살고 싶은데 가끔씩 벌어지는 우리만의 좁혀지지 않는 이 싸움이 정말 싫다.
이럴땐 은서 네가 한없이 원망스럽기도 하다. 너로 인해 엄마의
닫혀진 마음의 문이 더 좁혀졌으니 말이다. 오늘은 더럽게 추워서인지 그 우울한 마음이 풀리질 않는다.
은서야,네 엄아 참 불쌍한 사람이다.
본인은 아니라 해도 뭔 낙이 있겠니?
여행을 가 봤니, 명품에 욕심이 있니
살면 살수록 할머니를 빼닮아 가고 있는듯 싶다. 자신을 위해 하나도 해 주는게 없는 그 삶은 과연 행복할까?
가슴아픈 삶이다. 이 또한 아빠의 잘못이 크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오늘은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는다.
아빠도 할 말이 너무 많은데,그건 나의 시치스런 주장일 수 밖에 없을터이니
네게 너무 많은 주접을 떤것 같아 미안하다.
두서없이 너무 오래 적은것 같다.
춥구나, 편히 쉬렴!
우울한 날에 아빠가 주접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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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1월 10일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