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은 날씨가 좋았어요 > 하늘로보내는 편지 | 신어공원추모관 경남영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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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보내는 편지

SINEO MEMORIAL PARK

엄마 오늘은 날씨가 좋았어요

바람은 좀 불지만 할머니를 모시고 아파트 반의 반의 반바퀴를 천천히 걸었어요. 어제는 할머니랑 사우나도 다녀왔어요. 다 기억하시더라고요. 엄마랑 자주 갔던 곳인데 이제는 엄마 손 대신 할머니 손을 잡고 가네요. 엄마가 가시고 나서 그래도 라는 말을 무의식적으로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아닌가, 원래 많이 썼던 단어인가요? 기억이 나질 않아요. 라이딩 인생이라는 드라마를 보는데 저는 참 행복한 아이였던 것 같아요. 집에 오면 늘 엄마가 미소짓고 있었고 맛있는 밥이
기다리고 있었죠. 비 오는 날에는 우산을 가장 먼저 가져다주셨어요. 중학생 때는 가랑비에도 우산을 갖다달라고 하던 제가 밉지는 않으셨을까요? 엄마가 가신 후에 일부러 홈드라마는 자제하려고 했는데 막판에 울리더라고요. 폭싹 속았수다라는 드라마가 요즘 인기있는데 그것도 보면 눈물버튼일까봐 못 봤어요. 나중에 정말 울고 싶을 때 보려고 아껴뒀어요.
다음 달이면 저는 이제 서울로 올라가요. 그동안은 친구들과 작별인사를 하느라 좀 바빴어요. 연하도 자원이도 하경이도 통키도 전부 엄마를 그리워해요. 다들 참 따뜻하고 좋으신 분으로 기억하더라고요. 특히 연하가 많이요. 밥이 맛있었대요 ㅋㅋ 요즘은 쇼핑 중에도 소비를 허투루하지 않아요. 평소라면 인테리어를 한다고 이리저리 물건을 샀을 수미지만 이제는 스탠드와 멀티탭 및 소비재 외에는 살 게 없답니다. 드디어 철이 좀 들었죠? 제 몸은 적당히 요령껏 아껴가면서 열심히 일할게요. 딸 믿죠? 나는야 엄마와 아빠의 자랑스러운 딸이다, 얍!
곧 엄마를 보러 갈 것 같아요. 조만간 만나요오 뿅

  • 2025년 03월 26일
    강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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